영국 손님을 광안리 횟집에 데려갔을 때 벌어진 일
영국 브랜드를 수입하다 보니 일 년에 몇 번 영국 쪽 담당자가 한국에 옵니다. 서울 일정이 대부분이지만 지난봄에는 부산 매장을 보러 함께 내려갔고, 저녁을 광안리 횟집에서 대접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는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영국 사람은 생선을 익혀 먹는 데 익숙하지만 회를 못 먹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낯섭니다. 밑반찬이 열 가지 넘게 먼저 깔리는 것을 보고 이게 다 주문한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광안리 횟집은 상차림 자체가 문화라 이 부분을 미리 설명해 두면 좋습니다.
광안리 해린횟집 5층 창가 자리에서 광안대교가 보이니 대화가 음식보다 풍경으로 먼저 갔습니다. 외국 손님과의 식사는 첫 십 분이 어색한데 창밖이 그 시간을 채워 줬습니다. 자리를 고를 때 풍경을 우선한 것이 옳았습니다.
회는 광어와 우럭을 기본으로 하고 새우와 조개를 구워 달라고 했습니다. 익힌 것과 날것이 함께 있어야 손님이 자기 속도로 고를 수 있습니다. 영국 손님은 결국 회를 가장 많이 먹었고, 초장보다 간장에 고추냉이를 곁들이는 쪽을 좋아했습니다.
매운탕은 미리 매운 정도를 물어보고 조절해 달라고 했습니다. 광안리 횟집은 이런 요청에 익숙해 어렵지 않게 맞춰 줍니다. 마지막에 나온 탕을 보고 이건 처음 먹는 맛이라며 사진을 찍어 갔습니다.
그 뒤로 영국 담당자는 부산 출장 때마다 광안리 횟집 이야기를 합니다. 브랜드 거래는 결국 사람 관계라 이런 저녁 한 번이 이메일 백 통보다 낫습니다. 저희 편집샵도 그 관계 위에서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