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이어를 제주 갈치조림집에 데려갔을 때 벌어진 일

a08b8e 2026.09.19 11:52 열람 5

여권과 일정표를 함께 챙기던 중 지난봄 제주 출장이 떠올랐습니다. 영국 브랜드 담당자가 매장을 보러 함께 내려갔고, 저녁을 원노형동 갈치조림집에서 대접했습니다. 낯선 음식을 권해도 될지 걱정이 앞섰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테이블에 큼직한 무쇠 냄비가 올라오자 이게 다 하나의 요리냐고 물었습니다.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국물에 잠긴 모습이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조림이라는 조리법 자체를 설명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제주마음 1층 자리는 창밖 풍경이 없어 대화가 음식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가시를 발라내는 방법을 서툴게 따라 하다가 서로 웃음이 터졌는데, 그 순간이 오히려 어색함을 풀어 줬습니다.

국물은 짠 편이라 미리 강도를 조절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매장에서는 이런 요청에 익숙해 어렵지 않게 맞춰 줬고, 밥을 국물에 비벼 먹는 방식도 알려 드렸더니 좋아했습니다. 무를 따로 덜어 반찬처럼 먹는 모습도 신기해했습니다.

가시가 많다는 점은 미리 설명해 드리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 먹는 사람은 가시 위치를 몰라 당황하기 쉬운데, 몇 번 도와드리자 금방 요령을 익히시고 오히려 재미있어하셨습니다.

그 뒤로 영국 담당자는 한국 출장 때마다 그 갈치 요리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브랜드 거래는 결국 사람 관계라 이런 저녁 한 번이 이메일 여러 통보다 낫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저희 편집샵도 그 관계 위에서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외국 파트너와의 식사 자리를 준비 중이시면 메뉴 설명 자료와 사진 몇 장을 미리 정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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